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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퇴 Story

휴직 하면서 알게 된 것

by 자유를 그리다 2022. 9. 20.

경제적으로 독립을 이루고 남들보다 조금 빨리 은퇴를 하면 마냥 즐거울 것만 같을까요? 조기 은퇴를 계획하는 많은 사람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결핍감으로 평소에는 해볼 수 없는 일들로 은퇴 이후의 시간을 채우는 것을 꿈꿉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란 대게는 푹 쉬거나 놀거나 하는 소위 먹고 마시고 노는 일들인 듯합니다.

 


만나고 싶은 친구를 만나서 열심히 수다 떨기, 남들 출근해서 열심히 일 할 때 조용한 곳에서 혼자 느긋하게 산책하며 시간 보내기, 핫하다고 소문난 카페 일부러 찾아 가보기, 해보고 싶었던 취미 도전해보기, 책 읽기, 평일 낮 시간에 느긋하게 맥주 한잔 하기, 해외여행 가서 한 달 살기 등등... 

 

노는게 제일 좋아
노는게 제일 좋아


하지만 문제는 이런 일들은 하며 지내다 보면 이 생활이 금세 익숙해지기에 또 금방 시시해져 버리곤 합니다. 이렇게 시시해지는 이유는 사실 간단한데요. 이런 일들은 소위 '생산적이지 않다'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생산이 주가 아닌 소비가 주가 되는 행위들인데요. 따라서 이런 소비적인 행위들은 유효 기간이라는 게 반드시 존재하며, 언젠가는 흥미도 시들해져 버립니다.

 

그러면 조기 은퇴 후에도 방황하지 않고 잘 살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답은 이미 위에 언급했듯,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겁니다.

소비 지향적인 일상은 언젠가는 지루해지는 날을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지만, 반면 생산적인 일은 가끔 찾아오는 매너리즘은 있겠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긍정적인 요소들만 잘 활용한다면 계속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 긍정적인 재료는 아래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다뤄 볼게요.

그러면 소비적인 일과 생산적인 일의 예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소비적인 일들
놀고먹기,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수다 떨기, 산책하고 카페 가기, 취미생활, 여행 다니기, 게임하기, TV 보기, 음주가무 등등
물론 이 모든 일들이 순도 100% 소비적이라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예로 취미 생활 자체가 생산적인 활동이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여기서의 소비적인 행위들은 행위 자체에서 어떤 의미나 가치가 없는 그저 순간을 즐기기 위해 습관적으로 시간을 쓴다면 소비적인 일이 됩니다.  

소비적인 일들의 특징은?
이런 놀고먹는 일들은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직장에 얽매여 평소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던 것들일 듯싶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고 쉽게 채워지는, 결핍에 기반을 두며 허들도 많이 낮아 초반의 만족감은 꽤 높을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보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만족감도 떨어져서 결국 언젠가는 흥미가 시들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이전 6개월을 휴직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아 보니 이 부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요.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의견이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보통 짧게는 1달, 길게는 1년을 넘기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wikimedia 제공


따라서 만족감이 처음엔 작더라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적어도 놀고먹는 소비적인 일처럼 흥미가 시들해져 멈추지 않아야만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런 놀고 먹는 소비적인 행위들은 주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은퇴자들이 만족스러운 은퇴 생활을 이어가려면 흥미가 꾸준히 우상향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보합으로 갈 수 있는 주가 되는, 즉 생상적인 일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면 이 은퇴 이후의 생활에 만족하기 위해 이 생산적인 일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일상에서 주가 되는 생산적인 일을 이루는 공통적인 재료를 알면 그 답을 빨리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생산적인 일이 되는 공통적인 재료는 다음의 6가지가 있겠습니다.

 
성취감, 몰입감, 긍정적인 영향력, 금전적인 보상 그리고 사람 관계 

성취감
퇴사를 하는 직장인들의 퇴사 사유로 업무에 대한 성취감이 없는데서 그 이유를 찾곤 합니다. 그런데 많은 은퇴자들 또한 일이 사라져서 마냥 놀면 즐겁고 자유로울 것도 같지만, 이게 또 그렇지가 않다고 합니다. 마냥 쉬는 일이란 것도 매우 힘이 듭니다. 보통은 놀고먹는 따위의 소비적인 일로만 채우는데요. 하지만 이런 일에서는 좀처럼 성취감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오는 공허함과 같은 결핍감으로 스스로 위축되거나 자존감을 깎아 먹게 되는데요. 그러면 성취감이 있는 일은 어떤 게 있을까?

 

성취감
pxhere 제공

 

제가 알게 된 힌트를 조금 풀자면, 처음부터 큰 목표나 성취감을 목표로 하지 말자는 건데요. 큰 목표는 사람을 금방 지치게 만듭니다. '어제 보다 나은 오늘' 이란 말처럼, 매일 조금이라도 개선이 되는 어떤 피드백이나 데이터를 보게 됨으로써 성취감을 얻는 게 포인트입니다. 즉 조그만 성공을 매일 이룸으로서 지속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이 성공의 개수가 많으면 많음에 따라 스스로의 자존감도 함께 우상향 할 것입니다.

몰입감
시간이란 개념을 잊어버릴 정도로 어떤 일에 몰입하는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저의 경우는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는 하고 있는 지금 하고 있는 글 쓰기를 할 때 몰입을 경험하곤 합니다. 바로 이런 몰입은 누구에게나 즐거움을 줍니다. 따라서 몰입감은 어떤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원천적인 힘이기도 한데요.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생산적인 그 업의 성격이 사회적으로 귀하거나 귀하지 않다거나 하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몰입감은 일의 결과와 분리되어 과정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 몰입감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음'이란 책을 추천합니다.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왜 한 가지 일에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 필요한지를 충분히 알게 될 듯싶습니다.

금전적인 보상
위와 같은 과정의 일을 하더라도 어떤 금전적인 보상이 없다면 그 일을 지속하기가 힘들 수 있는데요. 관점에 따라서는 속물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보상은 사람의 뇌의 도파민 호르몬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따라서 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도파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 도파민은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있어야 분비가 되어 어떤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원천이 되는 원리입니다. 이 도파민에 대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에서도 한 번 다룬 내용이라 못 보셨다면 한 번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2편, 행동을 이끌기 위해 욕망하라

 

아주 작은 습관의 힘 2편, 행동을 이끌기 위해 욕망하라

아주 작은 습관의 힘 2편, 행동을 이끌기 위해 욕망하라 뇌에는 '좋아하는 것'(선호)보다 '원하는 것'(욕구)에 관한 보상에 훨씬 더 많은 신경회로가 할당되어 있다. ... 욕구는 행동을 재촉

drawfreeman.tistory.com

 

추가로 보충 설명하면, 우리 뇌는 이 보상이 알고 있는 것만큼 일정하게 얻는 것보다는 가끔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주워지면 더 큰 흥미를 느끼게 해 줍니다. 한 예로 소고기 등심을 사러 마트에서 갔다가 뜻하지 않게 반값 할인 행사를 하게 되면 더 큰 만족감을 얻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공식을 생산적인 행위에 대입하면, 예상 가능하고 안정된 보상보다는 조금 불안정 하지만 가끔씩 더 큰 보상이 기대되는 그런 일이 더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람 관계
통계적으로 봐도 많은 직장인들의 퇴사 사유중 1위가 바로 이 사람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저 역시 경험상 이 부분에 정말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직장이란 울타리를 나와서 은퇴를 하게 되면 일단은 평소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만나지 않아도 되는 자유는 분명 있습니다. 물론 이와 반대로 직장에서 자신을 잘 따르거나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 있는데요. 보통은 근무하던 직장에서 직책이 높았던 은퇴자들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이는 사회적 명함이 갑자기 사라지는데서 오는 이유일 듯싶습니다.

 

오늘을 즐겨라
오늘을 즐겨라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 기대만 조금 내려놓고, 어쨌든 보기 싫은 사람은 안 봐도 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더 중요한 점은, 어떤 사람들과 어떤 식으로 교류할지가 먼저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일 거 같은데요. 
물론 사람마다 타고난 성향이 모두 다르기에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잘 지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사람이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본성이 있기에, 사람들을 아예 만나지 않고 살기란 조금 힘들지 않을까요? 그리고 은퇴 이후에 만나는 사람 관계란 업무적인 관계가 아니기에 다가섬에 있어서도 어떤 허들이란 게 없습니다. 예로 수영이나 배드민턴 같은 강습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빠를듯싶습니다. 그 곳에서는 남녀노소 사회적 지위등을 따지지 않고 쉽게 어울리기 편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좀 더 친밀하고 유대감이 높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기에 분명 관계면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어떤 생산적인 어떤 일을 찾았다면, 그곳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이 또한 그 일을 지속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될 듯 싶습니다.

 

긍정적인 영향력

방금 언급한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본인뿐 아니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건데요. 예로 자신이 잘하거나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유튜버나 블로거와 같은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이해가 빠를 듯싶은데요. 

그 일의 가치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세상에도 분명 더 큰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기에, 금전적인 보상을 떠나 이 부분에서 얻는 성취감으로 그 일을 더 지속할 수 있는 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기 은퇴나 곧 다가올 은퇴를 계획 중이신가요? 물론 은퇴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100세 시대에 은퇴 후에 주어질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자신만의 콘텐츠로 채울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그 고민도 함께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각자의 콘텐츠를 찾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재료들로 한번 채워보면 어떨까요? 물론 저 역시 이 부분에서는 완성형이 절대 아니고 현재 진행형이니 참고만 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그저 무의미하고 가치 없는 놀고먹는 소비적인 시간으로만 채운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놀고 먹는 그 일은 시시해지고 결국 자존감도 함께 무너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모범수 레드처럼, 그토록 바라던 자유가 자신에게 주어졌지만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감옥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를 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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