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에서는 가급적 재테크 얘기는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하고 싶다. 특히 본인 자산과 관련된 민감한 주제라면 더욱 그렇다.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면 별로 득될게 없기 때문이다. 아니 득보다 실이 더 많을것이다. (특히 당신의 직급이나 경력이 낮을수록...)
말을 꺼내는 순간, 당신이 몸담고 있는 그 직장내 대부분의 동료들은 당신에게서 평소 느껴지지 않았던 이질감을 느끼고 당신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이 경우, 사실 그 동료가 잘못된 것만도 아니다. 사람의 본성이란 원래 그러하기에 당연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망치로 때리듯 정확히 팩폭한 19세기 철학자 한명이 있었는데, 바로 니체였다. 그는 이런 사람의 심리를 르상티망(원한감정, ressentiment) 이라 명했다. 다수의 약자나 실패자는 소수의 강자나 성공자에 대해서 원망감, 시기심, 질투심, 증오심을 가지게 된다고 니체는 말했었다.
노예도덕에서 벗어나 주인도덕의 입장에서 당당하게 상대의 우수성과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도전하고 노력하는 길이 르상티망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니체
하지만 드물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는 그 사람이 이런 인간의 심리을 잘 알고 있거나, 타고난 본성 자체가 대단한것 뿐이다.
이 대목에서 재테크 얘기를 해도 되는 예외인 경우도 있긴하다. 만약 회사에서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르상티망이 가득찬) 거리를 두고 싶었던 동료가 있다면, 이 기회를 잘 활용해도 좋을 듯싶다. 말을 흘리는 순간 그 동료는 본인 스스로 당신에게서 멀어질 테니까. 내 말이 정말 맞는지 아닌지가 궁금하다면 한번 실험해 보라! (물론 뒷감당은 본인 몫!) 하지만 반대로 평소에 친하고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동료가 있다면, 가급적 말을 아낄 필요가 있겠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동료가 재테크에 관심이 있더라도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굳이 자신보다 더 높은 투자 성적을 보게 된 순간 시기심과 질투심이 폭발하는 것이 사람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그 동료가 재테크에 관심이 별로 없거나, 또는 최근 자산 상승에 소외감을 느끼는 르상티망이 가득찬 부류라면?
이런 사람 앞이라면 아예 입 밖에도 꺼내지 말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그런 주제가 나오면 모른척 가만히 있거나, 그래도 안되면 말을 돌리거나, 아예 자리를 피해 버려라. 즉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작년 초즈음이었나? 꽤 친했던 같은 회사의 후배 한 명에 관한 얘기이다. 이 친구는 말이 후배지 나이 차이도 거의 없어 평소 친구 같은 사이였다. 예전엔 매일 함께 점심도 먹고 어울리던 터라 많이 편한 관계였다. 그리고 재테크도 관심이 많던터라 재테크 얘기도 허울 없이 하긴 했었다. 그런데 이 친구의 주요 관심 분야는 주식이었고 나는 부동산으로, 당시 나는 주식과 관련해서는 그 친구만큼은 관심이 없던 터였다. 그런데 대다수 직장인들이 하는 주식이란 소액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말하는 짤짤이다. 이 친구도 재미반 연습반 정도로 매일 하곤했었다. 그래도 매매란걸 할 때만은 정말 영혼을 담아 몰입하는 케이스라고나 할까? 어쨌든 재테크로 성공하고 싶은 욕구가 매우 강한 것만은 분명한 친구였다.
그러다가 한날은 주제가 부동산 얘기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내 부동산 보유 현황(?)을 조금 흘리게 되었는데... 나는 짧은 순간 이 친구 혈색이 갑자기 변해가며 당황하는 게 느껴졌다. 솔직히 내가 그 친구의 속 마음까지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속에 있는 무엇이 들었고 어떤 마음인지는 정확힌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는 감으로는 느낄 수는 있었다.
아 아.. 이 친구 지금 르상티망 폭발 직전이구나!
결국 그 친구는 그날 이후로 나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급기야 우리는 밥도 따로 먹게 되었다... (물론 그 친구는 코로나를 핑계를 대긴했지만, 내가 눈치밥 7단인데 어설픈 연기로는 못 속인다...) 한 번씩 마주치면 부럽다는 말을 가끔 하며, 르상티망 가득한 그의 얼굴에선 예전과 같은 편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날 이후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사 후배였기에 망정이지 내 상사였다면 어땠을까? 거기에 더해 그 상사가 만약 무주택자였다면? 아마도 꽤 많은 미움을 받지 않았을까? 물론 내 경우는 지금 회사에서 누군가의 눈치를 많이 봐야 하는 그런 위치는 또 아니지만...
결론
어쨌든... 결론은 이것이 사람의 타고난 본성이란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한번 더 확실히 알게 되었고 어디서든 재테크나 자산과 관련된 얘기는 일절 하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가족들 모임에서도 말이다. 하물며 혈연 관계도 아닌, 회사에서는 더 더욱 재테크 얘기는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회사에서는 재테크 관련된 얘기는 절대로 하지 말자. 하고 싶다면 개인 블로그나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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