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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

본업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딴걸 어떻게 잘해?

by 자유를 그리다 2021. 7. 7.

"본업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딴걸 어떻게 잘해? 먼저 본업부터 성공하고 딴 걸해?"

 

누군가는 이 말을 듣고 뜨끔 할지도 모르겠다. ㅎ

하지만 이 말은 흔히 재테크나 자기 계발 강사들이 말하는 "그렇게 사는 게 마땅하다'는 '보통의 법칙'이다.

 

 

 


본업도 못하는 사람은 투자나 사업이나 부업처럼 다른 일도 제대로 잘할 리가 없다'라는 이 말.

하지만 나는 사실 이 말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로 나는 본업은 잘 하진않았지만 투자나 다른 영역에서 성공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또 반대의 경우로 본업인 직장 생활은 잘하지만 회사 밖에서 다른 일들은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보통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 직장인이던 시절, 자신이 있던 그 영역에서 자신의 영혼마저 갈아 일에 열정을 쏟아 꽤 인정을 받았었다는 조금은 흔한 '라떼는 말이야~' 같은 라떼 이론을 펼치곤 한다.

물론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본인만이 아는 본인의 역사이니 거기다 대고 누가 딴지를 걸 수 있겠나?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자.

정말 실제로 본업을 못해내는 사람들은 그 영역을 벗어난 다른 일도 못하는 걸까?

정말 그럴까?

정말 본업, 즉 직장 생활에서 인정받던 사람은 그곳을 나와서도 다른 일을 잘할 확률이 높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른 일도 제대로 못할 확률이 높은 걸까?

Pixhere


하지만 내가 바라본 결론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인생이란 그리 간단한 것도 아니거니와 정답이란 결코 있을 수 없듯이, 이 말에도 정답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더 정답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무슨 말장난 같지만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나와 같은 팀에 있었던 S대리 얘기를 해보자.

이 친구는 일반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위에서 말한 본업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일듯 싶다.
하지만 그 친구가 본업을 못한다고 말하는 것도 실은 그가 소속된 직장, 또 거기에 그 팀이라는 좁은 한 영역에서 그 무리가 정해 놓은 판단의 기준일 뿐이란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이란 결국 사내 정치라는 것이 꽤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회사를 다녀 봤지만, 사내 정치가 없는 회사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즉 거기에는 그 영역의 무리들만이 정해놓은 사내 정치와 관련된 룰이란 것이 있다는 말이다.

 

 


즉 어디 어디 출신, 또는 예전 같은 회사와 같은 인맥이나, 누구 팀장이 데려 온 사람 따위의 인맥 같은 것들이다.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어쩌면 입사와 동시에 8할은 이것에 의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본인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될지 아닐지가. 즉 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그 무리가 받아주지 않으면 그 사람은 일을 못하는 사람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
회사 조직에서 대부분의 일이란 것은 본인만 잘한다고 되는 성질의 것들이 별로 없다. 즉 사람들 간에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결국 사람끼리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마치 유기적으로 물리고 물린 톱니바퀴로 이루어진 기계장치와 비슷하달까? 그런데 나는 잘하는데 협조해줘야 하는 다른 누군가가 잘 받아주지 않고 계속 딴지만 건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하지 않나? 또한 조그만 실수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반대의 경우로 일은 좀 못하더라도 그 무리가 받아주는, 즉 그 무리의 주춧돌이 되는 무리와 같은, 어디 어디 출신 따위에 속한 경우이다. 이 경우는 본인 스스로의 능력은 좀 모자라더라도 일 처리가 훨씬 수월한 경우가 많다. 또한 실수를 조금 하더라도 주춧돌들은 대부분 그 실수를 지긋이 눈감아준다. 결국 이 사람은 그 영역 안에서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평판이 만들어질 확률 역시 크다.

나는 이런 경우처럼 본인은 열심히 하고 정말 일을 잘하지만 그 무리가 받아주지 않아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퇴사까지 하는 경우나, 반대로 실제 본인의 능력은 떨어지는데 운 좋게 그 무리의 도움으로 그 영역에서는 꽤 잘 나가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자신이 전자의 경우라면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직도 한번 심각히 고려해봐도 좋다고 본다.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일 잘하는 게 아니다. 속된 얘기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일도 먼저는 자리와 사람을 봐가며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주요하다. 그게 아니면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된다.
좋든 실듯 이게 현실이다.
당신이 만약 워렌 버핏처럼 뛰어난 실력이 있다 한들 이런 무리에 속해 있다면 그다지 알아주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으로 머물 가능성이 더 커보이기에 그렇다. 즉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줬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과 그의 회사 그레이엄 뉴먼에 입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워렌 버핏도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만약 이 전자와 후자에 해당하는, 두 경우의 사람이 퇴사를 한다면?

결국 이 두 사람이 그 무리의 영역에서 나와서 어떤 결과를 낼지는 또 별개의 얘기란 것이다.

그 영역에서의 평가와 결부시킬 이유가 그다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후자의 사람들이 만약 그 영역을 나와서 운 좋게 성공을 이뤘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본업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딴걸 어떻게 잘해? 절대 성공할리 없다". "본업부터 잘하고 와라", 그리고 본인은 예전 그 영역에서 영혼을 갈아 열심히 해서 인정도 받았었다고······

 

마지막으로 여기서 오해는 하지 말자. 이 모든 가정은 그 영역에서 자신이 통제 가능한 업무는 당연히 제대로 처리한다는 기본적인 전재가 따른다. 즉 사내 정치 처럼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영역의 얘기이다.

 

결론 : 본업의 영역에서 나와서 어떤 결과를 낼지는 또 별개의 얘기다. 본업 영역안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열심히 하자. 그리고 누군가가 인정 안 해준다고 너무 자책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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