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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

by 자유를 그리다 2020. 11. 24.

세기의 명작,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작 죄와벌 도서 리뷰 바로 진행해 봅니다.

 

도스토옙스키는 그를 흔히 지칭하는 말로 돈과 자유의 작가라 불린다.

즉 그의 작품 세계는 '돈'과 '자유'라는 키워드를 빼면 설명하기 힘들어 보일 정도다.

 

 

이런 이유로 그의 유명한 말 중, "돈은 주조된 자유다"란 한 마디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할 듯싶다.

도스토옙스키 본인 스스로도 작가가 된 동기 역시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니 말이다.

도스토옙스키
도스토옙스키

 

'죄와벌'은 표면적으로는 스릴러 장르의 범죄 소설처럼 보인다.

실제 전개되는 긴박한 전개는 잘 짜인 한편의 스릴러물을 보는 듯 긴장의 끈을 좀처럼 놓을 수가 없다.

하지만 실제 내용 속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실제 인물들 간의 심리, 즉 사람의 심리와 철학을 더 자세히 다루고 있다.

 

3인칭 시점에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내면의 심리를 말이다.

이 심리는 실제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현실 세계에서는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 인간 내면 저 깊숙한 밑 바닥 속의 치부와 같은 인간 본성이다. 작가는 이런 치부와 본성을 잘 끄집어 내어 적나라하게 독자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당 시대 상황에서 회자되던 사상과 작가 본인 스스로의 생각처럼 보이는 철학을 소설이라는 허구의 옷을 입혀서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옷 속에 스며진 냄새는 각자가 가진 신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맡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점은 당시 시대 상황을 살아보지 않았기에 정확히 이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더구나 이런 철학과 사상에 관한 분야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더 이해가 힘들어 보인다.

즉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나름 역사적인 배경도 공부해야 되는 나름 꽤 어려운 소설로도 보인다.

조금 뜬금없는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투자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이 돈을 소재로 다루며, 돈을 대하는 사람들의 본성을 다루는 도스토옙스키의 책들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죄와벌

워낙 유명한 책이라 책의 기본적인 대략적인 내용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과감히 생략할까 한다.

대신 나는 '죄와벌' 책의 본론의 내용 중 잘 회자되지 않은(?) 한 부분에 대해서만 다뤄볼까 한다.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가 살인이라는 죄를 짓게 된 동기가 된, 그가 쓴 논문 이론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는 그의 무의식 속의 잘못된 신념이 그 자신에게 재앙을 초래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양심에 기반하지 않은 잘못된 신념은 자칫 인류에게는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죄와벌, 등장 인물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는 자존심이 강하고 뛰어난 지성을 가진 인물이지만, 타고난 가난한 가정 환경과 그로 인한 병약한 몸과 예민한 성격이라는 물리적인 자의식 즉 에고가 강한 인물로 묘사된다.

또한 그런 환경 탓 때문인지 그의 반골적인 기질은 자신 내면의 무의식 세계에 어떤 신념으로 굳어지는데, 결국 그의 내면의 신념이 만든 무의식이 살인이라는 범죄의 트리거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도스토옙스키는 무의식과 의식이라는 개념을 소설 속에 접목시킨 최초의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듯 한 개인의 잘못된 신념이란 것은 본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묘사한 것이다.

이 신념이란 것은, 자신 내면의 무의식 세계의 관념이나 편견으로 굳어져 버리면 본인 스스로 그것을 깨닫기가 힘들다. 본인 스스로 의식적으로 깨어나지 않는 이상 좀처럼 변화하기 힘든 속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무의식의 신념을 가진 개인이 집단화되면 집단 무의식이라는 집단 최면에 걸려 인류에게는 어떤 큰 재앙을 불러오기도 한다.

즉 이 무의식의 힘이 어떤 목적을 가진 세력과 만나면 인류에게는 치명적인 재앙을 일으키는 무서운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과거 나치나 공산 독재 같은 전체주의 시절, 대중의 집단 무의식을 이용한 선동으로 인류는 큰 재앙을 경험한 역사가 그 좋은 예이다.

우리 인류는 이미 과거 역사에서 충분히 그런 아픈 경험을 통한 학습을 했었다.

마르크스
By pixabay, 마르크스

 

다시 책의 배경 돌아가 보자.

이 '죄와벌'책이 발간된 2년 후인 1848년에 엥겔스와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이후 구 소련은 공산주의 시대가 도래된다.

그리고 이 공산주의 체제에서 소수의 권력을 소유한 정치 세력인 공산당이 그들의 장기 집권을 위해 또 한 번의 재앙과도 같은 선동을 일으키게 된다.

이 선동이 일어난 시기는 이러한 집단 무의식이 대중에게 고정 관념화되어버린 시절이었다.

바로 구 소련 스탈린 시절의 '라스쿨라치바니예'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들은 부유한 농민들을 일명 '쿨라크'로 낙인찍어 선동한다.

이 선동에 낙인찍힌 180만 명의 농민 가족들은 강제 추방되거나 처형된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전 내 블로그상에서 이 주제로 한번 다뤄져 생략한다.

이렇듯 그 시대의 사상적 이론이란, 소수의 권력을 가진 소위 깨어 있는 진보(비범인) 된 권력층이 다수의 보수화되기 쉬운 대중(범인)을 다스린다는 것이 이 이론의 기본 골격이다.

이 당시 소위 스탈린 주의자들의 이론 역시도 '죄와벌'속 의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의 논문에 나온 이론과 정확히 일치한다.

물론 이 이론이 도스토옙스키 자신의 이론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이론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비범한 사람의 우월성을 내세운 나폴레옹 3세가 1865년에 발표한 '카이사르의 역사'에 기인한다.

'카이사르의 역사'에서 그의 주장은 이렇다.

<때때로 나타나 환한 횃불처럼 시대의 어둠을 헤치고 미래를 밝히는 비범한 존재들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뒤를 추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라스꼴리니꼬프의 이 이론도 한번 들여다보자.

<세상 사람들은 비범 인과 범인으로 분류가 된다.

비범인은 역사상 위대한 공적을 이룰 수 있는 사람으로서 세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 무수한 인명을 살상해도 되는 특권을 가진 자들이다.

대표적인 예로 나폴레옹, 마호메트, 리쿠르고스를 들고 있다.

이 비범인들은 인류의 진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사회에서 인정되고 있는 도덕 기준을 과감하게 파괴하고, 폭력과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권리와 더 나아가서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범인은 현존하는 질서에 복종하는 보수적인 사람들로서 이들에게는 어떠한 경우에도 도덕률을 초월할 능력이 없고, 이들이 하는 일은 세계를 보존하고 종족을 번식시키는 일뿐이다.>

그리고 라스꼴리니꼬프 내면의 무의식 속에는 스스로를 이 진보화된 비범인의 범주에 넣고 있다.

그리고 인류의 진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합리적인 실험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 실험이 비정한 고리대금업자인 노파를 살해하기에 이른 게 된다.

소설 속 이야기인 이런 비범인의 이야기는 실제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뼈아픈 역사를 인류는 경험하게 된다.

그 예는 도스토옙스키 사후 히틀러, 스탈린 등과 같은 전체주의 독재자들이 과거 역사의 선상에 존재하게 된다.

물론 그들 역시도 자신들은 진보화된 비범인으로 세계의 진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권력을 가져야만 하고, 다수의 범인인 대중들은 그들의 명령에 무조건적인 복종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자칭 비범인으로 도덕적 제한을 벗어나는 어떤 특권을 합법적으로 얻을 수 있다 치더라도, 그것은 인간 권리의 도덕적 양심상 인정될 수는 없는 것이다.

책에서도 라스꼴리니꼬프의 주변 인물들은 그의 도덕적 양심에 대해 그의 논리를 비판하고 있다.

여기서 100년도 지난 지금, 책 내용의 이론의 이 대목이 지금의 우리나라의 어떤 상황과 오버랩되지는 않은가?

원죄
pixabay 제공, 원죄

 

맞다.

"개천에서 용날 필요 없다. 가재, 붕어, 개구리로 행복하게 살아라. 나라가 책임질 것이다"라고 자신의 SNS에서 주장하는 사회주의 성향의 어떤 한 교수의 말이 떠오르는 건 나뿐일까?

아마도 그들의 잠재적인 무의식 세계에는 구 소련 당시의 사상과 이론과 같은 신념의 조각들이 관념화되어 들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나게 하는 대목이다.

 

그들을 비판하는 많은 대중들은 그들의 비범인으로서의 권리와 진보를 이루기 위한 목적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양심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기에 그들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렇듯 무의식 속의 잘못된 신념은 한 개인뿐만 아니라 넓게는 인류에게조차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이런 과거의 뼈아픈 재앙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전체주의 성향을 지닌 세력을 견제할 의무도 있는 것이다.

의무라고 말한 이유는, "Freedom is not Free"이라는 구호처럼, 누군가의 피로 얻은 지금의 자유란 것이 그저 아무런 대가 없이 얻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작 죄와벌,

돈과 자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심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죽기 전에는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필독서로 나는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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