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책 속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비참함을 피하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64p
도파민은 특정 행동이나 약물의 중독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쓰인다. 예를 들어, 어떤 약물이 뇌의 보상 경로(복측피개영역, 측좌핵, 전두엽 피질을 연결하는 뇌의 회로)에서 도파민을 더 많이, 더 빠르게 분비할수록 그 약물의 중독성은 더 크다고 평가된다. 이는 그 약물이 말 그대로 도파민을 함유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뇌의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 분비를 유도한다는 의미이다. 68p
쾌락 쪽으로 기울었던 저울이 반작용으로 수평이 되고 나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쾌락으로 얻은 만큼의 무게가 반대쪽으로 실려 저율이 고통 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어떤 쾌락 자극에 동일하게 혹은 비슷하게 반복해서 노출되면, 초기의 쾌락 편향은 갈수록 약해지고 짧아진다. 반면 이후 반응, 즉 고통 쪽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갈수록 강하고 길어진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신경 적응(neuroadaptation)이라 부른다. 72p
중독 증상을 겪는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중독 대상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지점에 느꼈던 상실감을 고통스럽게 증언한다. 이 단계에 들어선 환자들은 쾌락의 대상을 탐닉해도 전혀 흥분을 맛보지 못한다. 오히려 비참한 기분에 빠진다. 이때 나타나는 보편적인 증상으로 불안감, 과민, 불면증, 불쾌감 등이 있다. 76p
중독 대상에 과거와 같이 다시 의존하게 되는 이유는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랜 금단에 따른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77p
뇌의 저울이 수평을 이루면, 우리는 산책하기, 해돋이 구경 하기, 친구들과 식사 즐기기 등 일상의 단순한 보상에서 다시 쾌락을 맛볼 수 있다. 78p
고통을 간헐적으로 노출하면 본연의 쾌락 설정값은 쾌락 쪽에 무게가 더 실린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시간이 갈수록 고통에 덜 취약해지고, 쾌락은 더 잘 느낄 수 있게 된다.
책 읽은 후
지금의 4차 산업으로 불리는 진보된 기술 혁명은 인류에게는 여러 방면에서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굳이 나는 이런 시대적 방향성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이런 기술의 진보로 말미암아 인류는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무엇이든 간에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편리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게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빠른 기술의 발전이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닌 듯싶다.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분명 있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부작용 중 하나로 지금의 우리 사회를 피로 사회라는 씁쓸한 표현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특히 해외에서도 인정하며 편리하고 빠른 인프라가 잘 구축된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이런 '피로 사회'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인다. 예로 흔히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술, 담배, 커피를 포함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음란물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도파민 네이션' 책의 첫 장 '자위 기계를 만드는 남자' 편에서는 실제 예시로 자위에 중독된 중년의 한 남자 편을 다루고 있다. 이 남자는 흔히 인터넷 음란물에 호기심이 많은 시기의 청소년도 아니란 점과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꽤 성공한 중년의 남자라는 점에서 꽤 충격을 준다.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 발달된 국내의 경우는 이런 음란물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시사하는 바가 더 커 보인다. 이미 서구권에서 유행한 금딸이나 노팹(NoFap) 운동이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기는 하지만, 책을 보게 되면 이런 음란물의 중독이 그저 가볍게 치부할만한 대상은 분명 아니란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다.
이 외에도, 일상의 평범한 우리들은 흔히 "언제 술 한잔 해?" "킹 받는데 한 개비 피로 가자~" "모닝커피 한잔하러 내려와" 등은 사회인이라면 사회적으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는, 관대하게 통용되는 습관들이기도 하다. 이렇듯 우리는 사회적으로도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중독성 있는 어떤 물질들에 24시간 무방비로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쾌락이 포함된 도파민 수용체를 망가뜨리는 가랑비에 옷이 젖어 이후에는 완전히 젓어 있는 옷을 걸친 자신의 모습도 잊은 채 '피로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그런데 이런 거 좀 한다고 무슨 피로 사회? 너무 오버 아냐? 적당히 스트레스 풀면 일도 잘되고 더 좋은 거 아닌가?"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적당히만 이용한다면 문제 될 것이 있겠냐만은, 이런 쾌락 물질들에 쉽게 노출된 환경에서는 자신이 인식하든 하지 못하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쾌락과 보상의 크기는 갈수록 커지게 된다. 따라서 후행으로 따르는 고통 역시도 점점 커지며 급기야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쉽게 쾌락을 보상받으려는 습관으로 중독이 될 수가 있는 것이 문제로 보인다. 즉 큰 범위에서 보면 이런 중독 물질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대해질수록 점점 더 '도파민 중독 사회', '피로 사회'로 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도파민네이션'의 저자 애나 램키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책에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크게 두 가지 해법을 소개하는데, '찬물 목욕'과 '자신에게 솔직해 지기'가 있겠다. 여기서는 실제로 나 역시 바로 실행해 본 후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찬물 목욕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한다.
하루의 반복되는 일상에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축적하게 된다. 즉 무의식적으로 축적된 신경을 릴랙스 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직장인을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경우 알코올이나 니코틴, 카페인 등이 포함된 술, 담배, 커피와 같은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는 쾌락과 중독성 물질들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일상이 반복 되면 점점 더 이 물질들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후행으로 따르는 불안감, 불쾌감을 넘어 불면증, 과민 반응과 같은 고통 또한 더 커지게 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책에서는 찬물 목욕을 소개하고 있다.
찬물 목욕은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난 후 바로 실행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실 찬물 목욕은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꽤 많은 자기 개발서에서 효과가 있다는 건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책에서 처럼 실제 예시를 들며 구체적으로 왜 좋은지를 확신감이 있게 설득하지는 못한 듯싶다. 그렇게 나는 확신감을 가지고 이 방법을 그대로 한번 바로 따라 해 보게 되었다.
나의 경우, 결론부터 말하면 책에서 말한 것처럼 효과가 꽤 좋았다. 물론 찬물 샤워를 결심하기까지는 어렵고, 또한 찬물이 자신의 몸에 닿는 초기 과정은 분명 고통 있다. 특히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할만하지만, 가을 겨울처럼 날씨가 차가워지면 또 어떨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시작은 했으니 최소 한 달 간은 매일 지속해 보기로 한다.
찬물을 담근 이후에 찬물의 온도에 조금 적응이 되면 찬물이 찬물로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 분명 온다. 이는 아마도 대다수 대중목욕탕에서 냉탕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듯싶다. 그리고 찬물 사워가 끝나고 찬물의 고통에서 회복될 때는 확실히 찬물 사워 이 전의 느낌과는 반대의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즉 의식적인 느낌으로는 찬물 목욕으로 신경이 릴랙스 되어 이 전의 불안감, 불쾌감이 해소되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피로사회 쾌락 과잉 시대에 도파민의 균형을 다시 찾으려면 어떡해야 할까?
도파민 물질의 중독에서 해방되어 쾌락 고통의 저울에서 균형을 되찾고 싶다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방법 하나로 '찬물 목욕'을 추천합니다.
결론: '찬물 목욕'은 도파민 과잉 치료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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