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당신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적어도 투자의 세계에서는 말이다.

투자에서 기술이나 어떤 실력보다는

사실은 운이 9할이라는 것이다.

명심하자.

이 말을 좀 다르게 표현하자면,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과도 같다.

겸손해야 한다는 말이다.

2000년 초반에 그 많던 재테크 고수들이

지금은 흔적 조차 없이 사라진 이유 역시도

이 사실과 귀결된다.

By Pixbay

과거로 돌아가서 곰곰이 한번 생각해보자.

사실 재테크라는 용어는 IMF를 거쳐 한국 경제가

회복되던 2000 초반, 일본에서 물 건너온 용어다.

그 이전에는 재테크라는 용어 자체가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온 국민이 1997년 IMF라는 뼈아픈 경험을 한 이후에

비로소 이 재테크라는 것이 수면 위에 떠 올랐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어깨 넘어로든 혹은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와 같은 책으로든

그것을 간접 경험한다.

그리고 비로소 용감했던 투자 1세대 선배들이

현실세계에서 이것을 실행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2000년 초중반 세계 양적완화와 함께,

근로소득만 알던 이 평범했던 직장인들은

주식 또는 부동산과 같은 재테크 분야에서 꽤 많은 부를

이루어내게 된다.

사실 이때는 누구나 주식의 어떤 종목이든

어떤 입지의 부동산이 든 간에 투자만 하면

돈을 벌던 시기이다.

옆자리 김 과장이 그렇게 돈을 벌었다는 소릴듣고,

아니면 사촌이 땅을 샀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옆집의 아무개 아빠가 아파트로

돈을 벌었다 등의 말만 듣고 수많은 이들이

그저 따라만 해서 돈을 벌던,

그런 운 좋은 시기였다.

누군가가 주위에서 부동산 혹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하니, 솔깃해서 덤벼 들지 않겠나.

이것은 어쩌면 욕망이라는 기본적인 본능을 가진

인간이라면 지극히 상식적인 순리다.

어쨌든 수많은 사람들은 뇌의 도파민이 퐁퐁 샘솟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것이 순수 자신의 실력 인양 착각을

하게 되고,

시중에는 수많은 재야의 고수들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들의 실력 자체에 대해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소수이지만 현역으로 살아남은 고수들도

아직 있다는 것으로 그것은 증명된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는

유난히도 어떤 이슈나 트렌드에 빨리 적응하는

습성이 타고난 민족인 것 같다.

박세리 신드롬으로 골프가 대중화된 것처럼,

이 재테크라는 수단 역시도 빠르게 대중화가 된다.

그리고 운 좋게 부를 축적한 이 수많은 투자 고수들은

책이나 강의 등으로 그들의 명성을 날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물론 그런 자신의 성공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 이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상당수 명성을 날린 그 고수들은 재테크로 쌓은 부가

운이 아닌 오직 자신의 실력이라고 오판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통제 범위에서 벗어난 무리한 투자로

이 투자의 세계에서 조용히 사라진 이들 역시도 많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친 2008년 금융위기 기점으로 말이다.

그러한 위기는 일반인들은 물론 재테크 고수라고

피해 갈 수는 없다.

그것은 그들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투자는,

실력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결단력과 실행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운이 9할이란 사실을 말하고 싶다.

나는 2000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까지는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들이 금융위기 직전에 투자에

뛰어들었더라면 어땠을까?

제아무리 뛰어난 실력자라도 재기 하기까지는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경험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직장인이라는 포지션으로

투자의 세계에 있지만,

내가 이룬 이 조그만 성과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9할의 운이 작용한 것이다.

평생이라는 긴 호흡으로,

오랫동안 살아남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9할의 운을

항상 되새기자.

그리고 항상 겸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