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희, 노동은 정말 신성한가?"
올해 2023년 2월 8일에 개봉한 영화 다음 소희. 역시 제목만큼이나 영화를 보고 나서의 마음 역시 꽤 묵직했다. 마치 옆구리에 묵직한 주먹 한방 맞은 기분이랄까? 당연한 얘기지만 다음 소희의 메시지는 다음에 누가 될지 모를 또 다른 소희가 연상되기에 그저 가볍게 보고 지나칠만한 킬링타임류의 영화와는 전혀 반대 성격의 영화인 것이다.
이 묵직한 마음은 나 역시 과거 직장 생활 당시, 주변의 평판과 눈치 그리고 은밀한 성과주의 분위기가 묻어나던 현장 분위기를 충분히 알기에 더 그런 듯싶다. 물론 주인공 소희(김시은 분)가 처한 환경만큼은 아니지만, 그렇더래도 사회생활이란 것을 어느 정도 경험한 대다수의 직장인이라면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듯싶다. 즉 나처럼 대부분 옆구리에 한방 맞은 묵직한 기분이 들듯 싶다. 또한 일 보다는 사람, 그리고 사람을 상대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소음과 에너지 소모 역시 간과할 정도는 아니란 점에선 별반 달라 보이진 않아 보인다.
여기서 영화를 본 후 조금의 감정을 싣어 내가 느낀 점은, 영화를 보고 그저 묵직한 기분만 든다고 끝날 일이 아니란 점이다.
공감과 연대의식 그리고 의식 변화가 중요
결론부터 말하면 공감과 연대의식 그리고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먼저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의식할 필요가 있다. 취업 성과 그리고 업무 성과 위주의 지나친 경쟁 분위기로 사람이면 기본적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저평가될 수 있는 현장 분위기를 좌시하지 말아야 한다. 소위 직장 역시 마치 학교의 연장선이라며 현실을 직시하란 듯한 말, 우리 무의식 속엔 학교에서 세뇌된 소위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학교에서 알선한 취업 현장인 소희가 근무하는 콜센터나 소희의 남자 친구 태준의 공장이란 장소가 이런 현실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곳은 학교란 이름의 비슷한 결의 직장의 모습이었지만 현실 세계는 보다 낯설고 냉정했다. 그저 자신이 소속된 기업의 이윤이 최우선 되는, 돈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만 하는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학교라는 양성소에서 배급되듯 보기 좋게 포장되어 나온 소모품들은 회사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문제없이 작동만 하면 그만이었다. 부품이 소모될 때까지 말이다. 결국 이 성과주의는 마치 그들이 소유한 시스템을 더욱 거대하게 만들어 그것을 소유한 오너와 소모품을 모니터링하는 소수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유일한 이유로 보일 정도로 가혹하다. 이런 이유로 소모품들은 오늘도 그들의 입맛대로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이 세워져야만 한다.
소희는 평소 춤을 추는걸 좋아했다. 하지만 좋은 집안에 태어나서 좋은 시스템 속에서 좋은 양분을 받아먹으며 크는 소수의 아이돌이 될 순 없었다. 또한 안타깝게도 그녀의 부모는 그런 소희가 평소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지 못했기에 춤을 좋아하고 잘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부모들 역시 물질적인 여유가 있는 부류가 아니라 평소 소통의 부재인 탓이다. 이 모습은 사실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평소 먹고살기 급급한 대다수 서민 부모의 삶의 모습인 것이다. 자식이 그저 스스로 공부를 잘해 좋은 대기업 공기업에 취업해 남들에게 "우리 자식 대기업 다닌다"라고 자랑하는 모습은 우리네 주변에서도 흔히 보는 그런 부모의 모습은 아닐까? 본인의 자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꿈이 뭔지 보다는 바로 눈앞에 먹을 수 있는 물질과 남들과 비교하는 것에 집중하는 우리네 모습은 아닐까?
또한 소희와 엮인 학교, 현장실습 기관 그리고 방관했던 일부 경찰의 모습은 어떤가? 이 학생들은 죽어나가더라도 "당장 나도 먹고 살아야 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듯한 말만 하면 어느 정도 타협과 용서가 되는 사회가 과연 옳은 사회일까?
이 문제는 공감과 연대의식을 가지고 연대해야 한다. 특히 노동 환경이 뒷걸음질 친다고 공감되는 요즘, 더욱 이런 문제는 그저 간과할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에서라도 충분히 공감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의무도 있다는 생각이다.
총평
다음 소희는 흥행을 떠나 실제로도 좋은 평가가 많은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사회 고발 성격의 작품으로 평가이다.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 주간 폐막을 장식하며 상영 후 7분간 기립박수로 모였던 관객들로 하여금 극찬을 받은 걸로도 유명하다. 또한 이후에도 북미 최대 장르영화제로 알려진 캐나다 판타지 국제영화제에서도 폐막장으로 선정되어다. 여기서도 감독상 관객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역할 출연진을 조금 언급하면, 주연인 소희역을 맡은 김시은 님의 실제 그 세대에만 만들어낼 수 있는 연기 그리고 조금 어색할 줄 알았던 경찰 연기도 자연스럽게 연기한 유진역의 배두나 님의 연기도 독보였다. 또한 영화 초반 잠시 나와 허탈하게 생을 마감했지만, 콜센터 팀장역의 심희섭 님 연기도 마치 현실 세계의 팀장의 모습을 보는듯해서 감정 이입도 되었다.
어쩌다 보니 블로그 글들의 주제들이 노동을 주제로 한 내용들이 많이 보여 요즘은 내가 마치 노동운동가의 길을 걷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어쨌든... 이런 무거운 주제의 문제 의식을 다루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다음 소희는 좋은 평가를 주고 싶은 영화이다.
그리고 다음 소희를 계기로 다음 소희가 없는 세상이 오는 그날까지 노동을 주제로도 계속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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