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물 국채 금리가 10년 물 국채금리를 역전하기 일보 직전 현상이 보인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이 자다가도 눈이 번쩍할 소식을 언론들이 놓칠리 없다. 따라서 언론들이 앞다투어 이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다.
이 금리가 역전 되는 현상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다. 경제 뉴스를 보다보면 잊을만 하면 한번씩 툭 하고 나오는 키워드이기도 한데, 보통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주요 지표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 현상에 대중들이 관심이 많은 이유는 당연히 이후에 따라 올지도 모를 경기침체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말이 아주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 과거 백 데이터로만 봐도 실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되고 나면 향후 2년 안에는 경기침체로 이어졌었기 때문이다. 바로 직전의 예는 미·중 무역갈등이 한창이던 지난 2019년 9월이었는데, 2020년 초엔 팬더믹 영향이 더 컸긴 했지만 어쨌든 공식처럼 경기침체가 따라왔었다. 그리고 이후 2년 반 만에 지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면 장단기 금리 역전은 뭔지 구체적으로 한번 알아보자. 장단기 금리 역전, 주린이라도 어떤 의미인지는 대충 머리로는 알고 있을듯 싶다. 하지만 실제 누군가에게 설명해보라면 또 이게 쉽진 않다. "금리 채권 이자율 어쩌고 저쩌고~" 떠들면 가뜩이나 금융문맹 순위로는 뒤에서 최상위권인 우리이기에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최근 몇몇 유튜브 영상들을 보다가 김단테님의 영상이 이 부분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나 역시 해당 영상을 참고해서 다시 한번 쉽게 풀어 설명해 보기로 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란?
사전적 의미는 미국 채권의 수익률 곡선이 장기와 단기의 그래프가 역전되는 특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은 채권의 2년물 단기금리가 10년 물 단기 금리보다 낮아야 정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대로 높을 때를 말함. 물론 절대적으로 반드시 낮아야 정상이라는 법은 없음
잠깐 여기서 헷갈리면 안 되니 금리의 개념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단기 금리 - 중앙은행에 의해 영향받는 금리, 미 연준 파월이 발표하는 그 금리.
장기 금리 - 회사들이 은행으로부터 조달하는 금리가 보통 장기 금리이다. 즉 은행에서 대출해줄 때의 금리
예금금리 - 일반 시중 은행에서 조달하는 금리
쉽게 장단기 금리 역전의 예로 들어보자.
당신이 가진 500만원이란 돈을 친한 동생에게 빌려준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그 친한 동생이 "형~ 1년 후에 갚을게~"와 "형~ 10년 후에 갚을게" 중 어떤 게 더 좋은 말로 들리나?
조금만 생각해봐도 내가 빌려준 돈을 빨리 갚는 사람이 좋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밥값으로라도 누군가에게 돈을 빌린다면 되도록이면 바로 갚아주는 게 예의이기도 하다.
따라서 긴 시간 후에 갚아주는게 더 위험하고 대다수가 꺼려하기에, 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금리 이자라도 높게 받을 것이다. 이것은 채권 같은 금리 시스템에서도 똑같이 작용한다. 즉 IEF 같은 중기 10년 물 또는 TLT 같은 20년 물 이상의 중장기 국채의 금리 이자율이 SHY 같은 1~3년 물 단기 국채 금리 이자율보다 높은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이치가 반대가 되면 당연히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 말을 조금 다르게 보면 사람들이 위험이 큰 장기 국채를 그보다 위험이 낮은 단기 국채보다 더 선호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장기채 금리를 사람들이 더 선호하니, 수요가 몰려 장기채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장기채 가격이 상승하니 당연히 장기채 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다시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장기채 선호 -> 장기채 가격 상승 -> 장기채 금리 하락
단기채 비선호 -> 단기채 가격 하락 -> 단기채 금리 상승
이런 원리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다시 채권 가격과 금리라는 관점에서 더 쉽게 예를 들어 보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예시
현재 TLT장기 채권 가격이 1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1년만 가지고 있으면 이자를 1만 원 준다고 하자. 즉 금리는 1%이다.
그런데 김대리가 이 TLT가 너무 가지고 싶은 나머지 2배 가격인 20만 원을 주고서 매수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시장에서의 이자는 여전히 100만 원에 1만 원의 이자를 쳐준다. 하지만 김대리가 200만 원을 매수한 이후부터의 금리는 0.5%로 하락하게 된다.
즉 '채권 가격의 상승 -> 채권 금리 하락'하게 된다. 김대리가 TLT를 더 선호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한 결과 금리가 하락하게 되는 공식이 적용된다.
그러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들듯 싶다. 김대리는 어떤 이유로 장기 채권인 TLT를 그토록 매수하고 싶어 졌을까?
물론 김대리도 바보는 아니다. 시장 침체가 일어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김대리는 엊그제 온갖 악재 뉴스에 더해 자신이 평소 따르던 한 유명 헤지펀드의 대가의 인터뷰 말만 듣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듯한 고통으로 그날 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것이다.
"아~ 쿠다당~ 하고 폭락하는 거 아냐? 이러다 우리 다 죽는 거 아냐?" 그리고 김대리는 그날 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새벽 4시 50분에 깨어 그분의 말대로 보유한 주식을 다 팔고 안전 자산이라는 국채를 풀 매수하게 된다. 김대리는 사실 단기채도 조금 고민해 봤지만 그보다는 가격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장기채로 가기로 한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김대리만 한 것이 아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의 말만 믿고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로 시장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조금 극단적인 예시일 수 있지만. 어쨌든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대중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인 것은 맞는 얘기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나?
은행에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다.
은행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은행은 보통 일반인들에게 단기금리로 예금을 받는다. 그리고 회사들에 장기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 즉 은행은 이런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챙긴다.
하지만 사람들의 중장기 채권 선호 현상으로 장기금리가 더 낮아지면 은행은 수익이 줄어드는 걸 넘어 악화될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은행은 이런 수익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출을 해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결국 심리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이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음에도 현재 미국 증시는 나스닥 위주로 연일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분명 있어 보인다.
첫째, 현재의 미국의 테크 기업들은 과거 대비 현저히 자본투자 의존도가 낮다는 의견이 있다. 즉 위에서 설명한 장기 금리 대출을 그리 많이 받지 않기에 영향도 적을 수밖에 없다.
둘째, 투자자들 사이에 경기침체 걱정으로 인해 장기채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즉 실제 경기 침체가 아닌 심리의 영향에 따른 이유이다. 실제로는 지금 미국 경기 지표는 실업률 등을 반영한 미국 제조업 지표인 ISM / PMI 지표 봐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따라서 지금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또한 150조 자산을 운영 중인 피셔 인베스트 창업주인 투자의 대가 켄 피셔의 의견인데, 장기는 10년 단기는 2년이 아닌 최근의 3개월을 보는 게 더 맞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까지 장단기 금리 역전이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지와 지금의 장단기 역전 상황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Note: 본 블로그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과 생각이 반영되어 있는 부분이 있으며 또한 투자를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즉 투자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각자의 몫인 점 분명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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